해운

국제 해운 규제 변화가 해운동맹 재편에 미친 영향

junbbang 2025. 7. 18. 21:14

시장 자율에서 공정 경쟁 시대로

2025년 2M 동맹 해체 이후, 해운업계는 단순한 ‘재편’을 넘어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환경 규제와 경쟁 정책 등 국제 해운 규제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규제 변화가 어떻게 해운동맹 구조와 선사의 전략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각 주체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국제 해운 규제

1️⃣ 해운동맹은 왜 규제 대상이 되었는가?

해운동맹은 본질적으로 경쟁사 간 협력 구조입니다.
즉, 선사들이 선복(화물 적재 공간), 스케줄, 항로를 공동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독과점 문제나 담합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국가에서 “물류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협력”으로 간주하며 예외적 허용(면책)을 인정해 왔습니다만,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며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 ✅ 팬데믹 기간 중 선사들의 운항 축소 → 운임 폭등됨
  • ✅ 일부 항로에서 사실상 가격 경쟁이 실종됨
  • ✅ 화주와 포워더가 선택권을 잃고 의존도 심화됨

이러한 배경 속에서 ‘규제 강화’ 흐름이 본격화되었습니다.

 

2️⃣ 주요 국제 규제 변화 흐름

🇪🇺 유럽연합: CBER 종료 선언 (2024년)

CBER(Consortia Block Exemption Regulation)는
EU 경쟁법상 해운동맹의 협력을 일정 범위 내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해주는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유럽위원회는 2023년 검토 끝에 2024년 4월 이후 CBER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 ❗ 주요 사유:
    • 시장 집중 심화
    • 선사가 얻는 이익 증가 소비자 혜택 감소
    • 투명성 부족

👉 영향: 유럽 내에서 동맹이 공동으로 운임·운항을 조정하는 구조는 더 이상 면책되지 않음, 경쟁당국 조사 대상 가능성 상승.

 

🇺🇸 미국: 해운개혁법(OCRE Act 2022) 시행

미국은 팬데믹 이후 선사들의 과도한 운임 인상과 부당한 D&D(체화료·지체료) 청구를 문제 삼아
2022년 Ocean Shipping Reform Act(OSRA)를 강화 개정하였습니다.

  • FMC(연방해사위원회)의 조사 권한 강화
  • 화주 불공정 행위 제소 절차 간소화
  • 정보공개, 책임성 요구 증가

👉 영향: 동맹 간의 공동운항이 시장 왜곡으로 연결될 경우, 직접 규제 및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음.

 

🌐 IMO(국제해사기구): 탄소 규제 & 환경 기준 강화

IMO는 2023년 개정 전략을 통해 2050년까지 해운 탄소 배출 ‘제로화’ 목표를 채택합니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다음과 같은 압박을 받게 됩니다:

  • ✅ 저탄소/무탄소 연료 전환
  • ✅ 에너지 효율 평가 시스템 강화 (CII, EEXI)
  • ✅ ESG 기반 운항 체계 전환 요구

👉 영향: 친환경 투자를 적극 추진하는 선사와 그렇지 않은 선사 간의 비용 구조 차이 심화, 동맹 내부 이견 발생 가능성

 

3️⃣ 규제 변화가 해운동맹에 미친 실제 영향

📉 ① 기존 동맹 해체 및 재편 촉진

  • 2M 해체는 단순한 전략 차이뿐 아니라,
    규제 리스크 분산 목적도 있었음
    (→ 동맹 유지 시 공동책임 가능성 증가)
  • Maersk는 플랫폼 중심의 통합 전략, MSC는 유연한 단독 운항 체제로
    규제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

 

⚖️ ② 동맹 간 협력범위 축소·단기화 추세

  • 과거에는 10년 단위 협약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2~5년 단기 계약으로 바뀌는 사례 증가
  • 이유: 환경 규제, 경쟁법, 디지털 전환 등 변화 요소가 많아 장기적 공동 전략 수립이 어려워짐

 

🔁 ③ 동맹 외부 협업으로 전환 시도

  • 선사 간 VSA 외에도, 터미널 공동 운영, 친환경 연료 공동구매, 데이터 플랫폼 공유
    비전통적 협력이 증가함
  • 동맹이라는 ‘제도적 틀’보다는, 유연한 파트너십 방식으로 전환 중

 

4️⃣ 주체별 대응 방향

 

물류 실무자 동맹별 운항 스케줄 신뢰도 분석, 유연한 운송 설계 필요
무역업체 멀티캐리어 계약 전략 확대, 계약조건 내 D&D 관련 조항 주의
항만 및 정책당국 탄소중립 기반 항만 인프라 투자, 경쟁 규제 대비 투명한 서비스 체계 강화

 

 

규제가 ‘불편한 제약’이 아닌 ‘전략의 조건’이 되는 시대

국제 해운 규제의 변화는 더 이상 선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제는 화주, 포워더, 항만 운영사, 정책당국 모두가 함께 대응해야 할 공동 과제입니다.

✅ 탄소배출을 고려하지 않은 운항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고,
✅ 불투명한 운임 구조나 과도한 D&D는 규제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되며,
✅ 경쟁 제한적인 동맹 구조는 정책적 면책을 잃고 시장 신뢰를 잃을 수 있습니다.

즉, 규제는 피해야 할 리스크가 아니라, 보다 지속가능하고 신뢰 가능한 공급망 전략을 구축하기 위한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앞으로의 해운 산업은 단순한 생존 경쟁이 아닌, 책임과 투명성, 그리고 적응력이 중심이 되는 경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규제를 먼저 읽고 준비하는 기업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글로벌 해운질서 속 리더십을 확보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