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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항만 시대에 해운물류 인력에게 요구되는 기술 역량

junbbang 2025. 7. 15. 14:49

 전 세계 항만이 빠르게 디지털화되면서 스마트 항만(Smart Port)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자동화 크레인, 자율주행 트랙터, AI 기반의 선석 관리, IoT 센서 기반의 실시간 화물 추적 등 첨단 기술들이 항만 운영의 모든 단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기술 시스템의 도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항만 및 해운물류 산업에서 일하는 인력에게도 새로운 역량을 요구한다. 즉, 스마트 항만 시대에는 기존의 육체 중심 작업에서 디지털 기반의 운영 능력으로 인력의 역할이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더 이상 단순 노동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이며, 기술을 이해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만이 해운물류 산업 내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스마트 항만 환경에서 해운물류 인력이 갖추어야 할 핵심 기술 역량들을 4가지 범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이러한 역량이 실무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스마트 항만 시대에 해운물류 인력에게 필요한 역량

 

 디지털 장비 운용 및 시스템 이해 능력

스마트 항만의 핵심은 하역 장비와 물류 설비의 자동화 및 원격화이다. 전통적으로 항만에서는 크레인 조작, 야드트랙터 운전, 컨테이너 배치 등을 사람이 현장에서 수행했지만, 스마트 항만에서는 대부분 TOS(Terminal Operating System)SCADA( 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시스템을 통한 중앙 제어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해운물류 인력은 단순 장비 조작 기술이 아닌, 운영 시스템의 UI/UX 이해, 실시간 모니터링 도구 활용, 원격조작 패널 숙련도 등을 갖추어야 한다. 자동화된 하역 설비는 더 이상 손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화면과 데이터 기반의 판단을 요구하는 기계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화 크레인 조작자는 실제로 장비를 움직이지 않더라도, 이상 징후를 판별하고 시스템 경고를 신속히 해석하여 대응하는 기술적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AGV(Automated Guided Vehicle, 자율주행 야드트랙터)리퍼 컨테이너 원격 관리 시스템을 다루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IT 기기 활용 능력과 디지털 감각이 요구된다. 이러한 기술에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현장 경험이 풍부해도 스마트 항만 환경에서는 경쟁력을 잃게 된다.

 

 데이터 분석 및 정보 기반 의사결정 역량

스마트 항만은 데이터 중심으로 운영된다. 컨테이너 위치, 작업 시간, 장비 가동률, 도착 선박 예측 정보, 혼잡도 등 다양한 지표들이 실시간으로 수집·분석되어 운영 결정에 반영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현장 감각만으로 작업을 판단하는 방식이 아닌, 데이터를 해석하고 근거 기반의 결정을 내리는 역량이 매우 중요해진다.

해운물류 인력은 엑셀, 구글 시트, 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툴, KPI 대시보드 등을 활용해 직접 데이터를 조회하고, 패턴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일부 스마트 항만에서는 AI가 분석한 리포트를 받아보는 것이 일상 업무가 되고 있으며, 숫자와 지표를 읽고 실행 방안을 도출하는 능력이 업무 성과를 결정짓는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선석 지연이 발생했을 때 단순히 작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병목 요인을 찾아내고 자원을 재배치하거나 작업 순서를 최적화하는 방식의 문제 해결 능력이 요구된다. 이는 해운물류 인력의 사고방식 자체가 ‘현장 감각’ 중심에서 ‘정보 기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융합형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능력

스마트 항만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연결되어 돌아가는 복합 시스템이다. 선사, 포워더, 터미널 운영사, IT 시스템 개발사, 장비 제조사, 항만공사 등과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며, 이들은 각각 다른 언어와 업무 방식, 기술 배경을 가진다. 따라서 해운물류 인력은 단순한 현장 커뮤니케이션을 넘어서, IT 용어, 시스템 요구사항, 작업 프로세스를 이해한 상태에서 다양한 부서와 협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터미널 운영자가 자동화 시스템의 문제를 인지했을 때, 이를 단순 고장 신고가 아닌 시스템 관리자와의 기술적 협의, 재현 절차 설명, 작업 영향 분석 보고까지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국적 선사나 외국 시스템 업체와도 기본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다면 업무 효율이 현저히 향상된다.
이제는 기술자와 관리자, 현장 인력이 서로 공통 언어로 연결되어야 작업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결국 스마트 항만 시대에는 단순 현장 작업자에서 ‘기술+커뮤니케이션’이 결합된 융합형 인재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지속학습 역량과 스마트 기술 적응력

스마트 항만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도입되지 않았던 기술들이 이제는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AI, 로봇,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 등 더 복잡한 기술들이 항만 운영에 접목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해운물류 인력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자기 학습과 기술 적응력이 필수다.

단순히 자격증을 따는 것이 아니라, 현장 실무 중심의 교육,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기술 학습, 회사 내 사내 교육 시스템의 적극 활용 등이 중요하다. 특히 정부와 협회에서도 스마트 항만 전환에 맞춰 재직자 대상 디지털 물류 교육 과정, 국비 지원 스마트 물류 훈련센터 등을 운영 중이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력은 점차 도태될 수밖에 없다. 반면, 기술의 흐름을 읽고 먼저 학습하며 실무에 적용하는 사람은 향후 해운물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리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자동화 기술은 발전하고 있고, 시스템은 고도화되고 있다.
따라서 기술에 대한 두려움보다 적극적인 태도와 열린 마음으로 변화에 적응하는 지속학습 역량이 앞으로의 해운물류 인력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스마트 항만 시대의 도래는 단순히 시스템이 바뀌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해운물류 인력의 역할, 역량, 가치가 근본적으로 바뀐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현장에 발을 딛고 있지만 시스템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읽으며, 기술자·운영자·화주와 협업할 수 있는 융합형 인력이야말로 앞으로의 해운물류 산업에서 핵심 자원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해운물류 종사자가 신기술을 두려워할 때가 아니라, 기술을 배우고 활용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재정의할 시기다. 앞으로의 항만에서는 장비를 움직이는 사람보다 정보를 읽고 기술을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된다.